외눈을 가진 임금님이 죽기 전에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이름난 화가들을 모두 불러모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흉하게 일그러진 한쪽 눈 때문에 몹시 보기 싫었고, 임금님의 면전에서 초상화를 그려야 하는 화가들에게는 몹시 곤욕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영악한 화가는 임금님의 노여움을 사지 않으려고 두 눈을 모두 성하게 그렸고, 그렇지 못한 다른 화가들은 외눈을 있는 그대로 그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임금님은 화를 내며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임금님은 두 눈을 모두 그린 초상화는 거짓된 모습이라 싫었고, 실제의 모습을 담은 초상화는 너무나 보기 흉해서 싫었던 것입니다.
“나라에서 가장 이름난 화가들만 불러모았는데도 내 마음에 드는 초상화 하나 못 그리다니!”
그 때 젊은 청년 화가 한 명이 선뜻 임금님 앞으로 다가서며 말했습니다.
“임금님 아무리 빼어난 외모를 가진 사람이라도 한 가지 단점은 있기 마련이고 아무리 못생긴 사람이라도 그 사람만의 아름다움이 숨어있기 마련입니다. 단지 사람들이 그것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저는 임금님의 숨은 아름다움을 찾아내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임금님 앞에 조심스럽게 자신이 그린 초상화를 내밀었습니다.
“음. 그래 바로 이것이로구나.”
임금님은 흐뭇하여 자못 떨리는 목소리로 감탄하였고, 초상화를 들여다보면서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그것은...
임금님의 미소 띤 옆모습을 성한 눈 쪽으로 그린 아주 인자한 모습의 초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