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질문
김다솔
도대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쓴 톨스토이는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썼을까? 의문이 들었다. 사람들에게 무슨 가르침을 주고 싶었기에 이 책을 쓴 것일까? 그런데 그 세 가지 질문을 보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짐작이 간다. 세 가지 질문 하나, 사람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 가. 세 가지 질문 둘,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세 가지 질문 셋, 바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가이다. 이 책 제목이기도 하다. 미하일은 6년 동안 세묜에게 신세를 지고 살면서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알아냈다. 물론 사람들은 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으면서 답이 뭔지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냥 답을 알고 나서 “아! 이거였구나!” 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이것이 왜 정답인지, 이 외에도 또 다른 답이 있는지 생각 한다면 좋을 것이다. 사람 내부엔 무엇이 있는가? 물론 장기가 있겠지. 하면 무식한 거다. 사람 생각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다. 욕심, 사랑, 탐욕, 열망 등으로 다양할 텐데 왜 첫 번째 질문의 답이 '사랑'인지 살짝 혼란스러웠다. 쉽게 생각해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마음중 하나를 고른 것이겠지만, 왜! 하필 사랑이냐?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여기서 줄거리로 들어가 봐야 한다. 처음에 세묜이 술 먹고 집으로 돌아갈 때 미하일을 만났다. 자기 사정이 딱한 것을 알고 그 사람에게 해줄 것이 거의 없다는 걸 알고도 돌아와서는 자신이 해줄 것은 다 했다. 마트료나도 처음엔 싫어했지만 하나밖에 없는 빵을 대접했다. 이것은 사람 안에 사랑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그리고 사람은 나중에 자신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모른다. 여기까지 와서 보면 톨스토이가 아주 깊게 생각하고 썼을 것이다. 그런데 독자들은? 아! 이거 말 되네! 하고 끝냈을 것이다. 자신이 작가인 것처럼 생각해 보고 곰곰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거 별거 아닌 게 아니 구나! 란 걸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 질문! 이 책의 제목답게 중요한 내용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가?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 이 얼마나 확실한 건가! 톨스토이는 진짜 천재 작가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은 사랑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 책(글샘 노트)을 만든 사람도 구입할 사람, 그리고 이 책을 쓸 사람도 사랑하기에 생겨났다. 우리가 밥을 먹는 것도 부모님께서 사랑하기에 밥을 만든 것이고 아이들을 사랑하기에 동화책이 만들어진 것이고 우리가 쓰고 있는 것들은 다 어떤 사람의 사랑과 노력, 헌신으로 된 것이다. 톨스토이는 사랑하라고 했다. 마치 예수님께서 사랑하라고 하셨듯이! 우리도 사랑한다는 말에 더욱 실천해야 한다. 그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LOVE 가 아니라, (서로 사랑한다) 사랑같이 될 정도로 아껴주고 도움주고 하라는 것이다. 마치 영어에서 I LOVE HIM (나는 그를 사랑한다) 같은 사랑이 아니라 I LOVE ICE CREAM (난 아이스크림을 매우 좋아한다)의 사랑이 되라는 것이었다. 참고로 난 말로 하는 사랑 보다는 말과 이어진 진실이 담긴 행동이었으면 좋겠다. 마치 부모를 모두 잃은 두 쌍둥이 자매를 돌봐주고 있는 한 아주머니처럼 말이다.
사랑이란 단어는 이상하고 서먹서먹한 단어가 아니다.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