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마소식지

2017.01 No. 05
2017.02.12 09:41

학생 독후활동_죄와벌_9학년 김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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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을 읽고

 

김영현

 

  찌는 듯한 더위와 사악한 어둠, 불결함, 추악함 등이 뒤엉켜 있는 러시아의 깊은 골목 속, 한 청년이 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라스콜리니코프, 가난한 대학생이었다. 그는 자신의 궁핍한 생활을 끊어버릴 수 있으면서, 또한 자신의 철학적 이론을 증명할 수 있는 ‘선행’을 위하여 때를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다. 그가 말한 선행이란 바로 인간에게 피해만 끼치는 인간, 전당포 노파 알료나 이바노브나를 제거하는 일이었다. 치밀히 계획한 끝에 그는 전당을 잡는단 핑계를 대고 그녀의 집에 들어간 후, 도끼를 들어 그녀를 벤다. 허나 우연히 살해현장을 목격한 노파의 동생 이자베타까지 죽이게 되고, 이는 훗날 그가 괴로워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된다.

  일을 저지른 후, 그는 마음이 급했던 나머지 노파의 물건들 중 극히 일부만 주머니에 넣어 달아난다. 집에 온 후부터 그는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인 채병을 앓기 시작하고, 우울증을 겪는 동시에 자괴감과 망상에 빠진 채 하루하루를 보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는 경찰서에서 서장들이 노파 살인사건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듣자마자 기절해버리고, 이를 본 경관 포리푀리는 그를 범인으로 의심하게 된다.

며칠 후, 라스콜리니코프는 자신을 걱정하는 친구와 가족들도 멀리한 채 절망에 빠진다. 비범한 자는 세상에서 살 가치도 없는 자들을 제거해도 된다는 자신이 이론이 부서져버렸기 때문이었고, 자신이 비범한 인물이라 여겼으며 그 인물답게 행동했다고 생각했으나, 실은 자신이 노파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그의 자존심엔 금이 가게 되고, 그는 점차 모든 사람들이 멸시하는, 마음씨가 착하지만 가족을 위해 창녀가 된 소냐에게 의지하게 된다. 그는 오직 그녀에게만 자신이 저지를 일을 고백한 후에, 고민 끝에 그녀의 조언에 따라 땅에 입 맞추고 자수를 하게 된다. 살인죄를 저질렀지만 그가 자수를 한 점과 훔친 돈을 하나도 쓰지 않았다는 점 등이 감안되어 라스콜리니코프는 시베리아에서 8년의 징역살이를 지게 되고, 소냐는 그를 따라 시베리아로 와 함께 시작할 새 삶을 준비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장 깊이 생각해 본 것은 라스콜리니코프의 일명 ‘선택론’ 이었다. 그는 세상 속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 비범한 사람, 이 두 부류로 나뉘며 비범한 자들, 즉 선택받은 자들은 사회적인 도덕률을 넘어서 인류에게 피해만 끼치는 자들(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같은 사람들)을 없앨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로선 이 이론은 틀렸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설령 라스콜리니코프, 그가 진정 그가 말하는 ‘비범한 사람’ 이었다 해도 말이다. 내가 성급히 결론을 내린 것 같아 책을 읽고 찬찬히 생각해보았으나, 내린 결론은 같았다. 그 이유는, 뛰어난 사람이 있다한들 그 또한 우리 중 ‘한 사람’ 으로서 ‘우리의’ 법을 따라야만 하는 의무가 있고, 죄를 지은 사람, 즉 피해를 끼치는 사람이 있다 해도 그 사람을 벌주는 것은 법이지 또 다른 사람이 아니란 것이었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어 했던 부분이 선택론이었다면 가장 인상 깊어 했던 사람은 소냐였다. 병에 걸려 기침을 달고 살지만 자식들을 때린 힘은 남아있는 어머니, 직장에서 쫓겨난 후 술집에서 사는 듯한 아버지, 구석에서 떨고 있는 동생들. 이런 가족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한 소냐가 나에게 너무나 인상적으로 남았었고, 그녀를 보면서 ‘소중한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배웠다. 내가 배운 소중한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란,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오직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일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죽음으로서의 희생이든, 노동으로써의 희생이든 상관없이, 모든 희생들은 다 고귀한 행위라 생각했다. 처자식들을 위해 찬바람 맞으며 일하시는 아버지의 희생이나, 어린 여동생을 위해 불타서 내려앉고 있는 집으로 달려 들어간 오빠의 희생이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부인 몸을 팔아 가족들을 먹여 살린 소냐의 희생이나 다 고귀한 행동이란 뜻이다. 그래서 당시 소냐의 희생을 무시하며 비웃고 조롱했던 사람들 때문에 속상해했던 기억이 난다. 후에 유일하게 라스콜리니코프가 깨닫게 되긴 하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좋아했던 부분을 소개할까 한다. 나는 이 책의 마지막에서 라스콜리니코프가 자수를 하여 징역을 살게 된 것을 굉장히 기뻐했다. 그에게 악감정이 있어서라기 보단, 그가 시베리아로 감으로써 그에게 미친 영향을 보고 느꼈던 것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감옥살이를 하며 소냐의 맑고 순수한 마음과 그녀의 소중함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꿈을 꾼 후 자신이 일반인들과 다를 바 없으며 비범한 사람이 아니었단 사실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비범한 자라 믿었던 자의 최후도 보고,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고귀한 희생이란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에게 조금 동정이 가기도 했다. 그가 ‘정의로움’ 에 대해 진정으로 알았더라면, 그가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았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사람과 죽음, 죄와 그리고 벌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게 해준 작가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 글을 마친다.

 

 


  1. 학생 독후활동_죄와벌_9학년 김영현

  2. 학생 독후활동_노인과 바다_8학년 이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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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가을학기 소감문_7학년 김서영

  5. 9학년 졸업소감_김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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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함께 배우는 교리문답-인생의 진정한 안식처-성경교사 김태욱

  8. 교사단상-내인생의 편지

  9. 소명 독후활동_박상원

  10. 멘토학습 활동_학가다(김영현)

  11. 멘토학습 활동_학가다(손예찬)

  12. 멘토학습 활동_학가다(지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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